교과교육론의 하이트의 도덕심리학에 대해 알려줘.
하이트(Jonathan Haidt)의 도덕심리학은 전통적인 인지 중심의 도덕 발달 이론과는 달리, 도덕 판단이 감정에서 비롯되며, 이성은 감정을 정당화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관점을 중심으로 합니다. 하이트는 도덕성을 보다 실제적인 맥락과 인간 본성, 정서, 문화의 다양성 속에서 이해하고자 하며, 도덕 판단이 ‘감정적 직관’에서 출발한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이론은 크게 직관주의 모형, 사회적 직관주의 모형, 그리고 도덕 기초 이론의 세 가지 틀로 설명됩니다.
1. 도덕 판단에 대한 기존 이론 비판
하이트는 콜버그나 피아제처럼 도덕 판단이 논리적 추론과 인지적 발달의 결과라는 전통적 입장을 비판합니다. 그는 일상적인 도덕 판단이 복잡한 이성적 숙고의 결과가 아니라,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직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즉, 사람들은 먼저 어떤 상황을 직관적으로 '옳다' 또는 '그르다'고 판단하고, 이후에 그 판단을 이성적으로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것입니다.
2. 사회적 직관주의 모형(Social Intuitionist Model)
하이트는 도덕 판단이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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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직관(Intuition): 개인은 특정한 상황이나 행동을 접했을 때,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으로 '옳다' 또는 '그르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이 단계는 무의식적이며 자동적인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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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판단(Judgment): 직관에 따라 이미 내려진 도덕 판단은 이후 이성적 사고로 정당화됩니다. 즉, 판단은 직관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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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숙고(Reasoning): 이 단계에서 사람은 타인에게 자신의 판단을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논리를 구성합니다. 하지만 실제 판단을 형성하는 데 이성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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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상호작용: 하이트는 도덕 판단이 개인적 추론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은 서로 설득하거나,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도덕 판단을 수정해 나가기도 합니다.
이 모형은 도덕성을 고립된 개인의 인지적 능력보다는 정서, 직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3. 도덕 기초 이론(Moral Foundations Theory)
하이트는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여섯 가지 도덕적 기초(moral foundations)**를 제안합니다. 이는 인간이 진화적 관점에서 획득한 도덕 감정의 기반이며, 각 사회나 개인은 이 기초들을 서로 다르게 강조한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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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해악(Care/Harm):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타인을 보호하려는 정서. 자비, 동정, 배려와 관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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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부정의(Fairness/Cheating): 정의와 공평함에 대한 감수성. 협동과 보상, 처벌에 대한 본능에서 유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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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배신(Loyalty/Betrayal): 집단에 대한 충성심과 소속감. ‘우리 대 그들’의 구분과 관련된 도덕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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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전복(Authority/Subversion): 전통, 질서, 위계에 대한 존중. 지도자와 규범에 대한 태도와 관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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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타락(Sanctity/Degradation): 신체와 정신의 순수함을 중시하는 감정. 혐오감, 종교적 경건성과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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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억압(Liberty/Oppression): 억압에 대한 반감, 자유에 대한 열망. 권력 남용에 대한 도덕적 분노와 연결됩니다.
이 도덕 기초들은 문화마다 강조하는 정도가 다르며, 정치 성향이나 종교,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유주의자는 주로 돌봄과 공정성을 중시하고, 보수주의자는 여섯 가지를 고르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4. 하이트 이론의 교육적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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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교육적 중요성 강조: 하이트의 이론은 도덕 교육에서 이성적 추론만을 강조하기보다 감정과 직관, 사회적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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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다양성 존중: 그의 도덕 기초 이론은 도덕성의 보편성과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을 함께 이해하는 데 기여합니다. 따라서 도덕 교육은 특정 가치만을 강조하기보다, 다양한 도덕 기초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바탕으로 해야 함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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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관계 중심 교육 강화: 정서와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하이트의 이론은 도덕 교육을 인간관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공감, 경청, 감정 공유 등을 통해 학생들의 도덕 판단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결론
하이트의 도덕심리학은 도덕 판단을 감정 중심, 직관 중심,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는 새로운 접근입니다. 이는 전통적 도덕 발달 이론이 놓치고 있던 감정의 역할과 문화적 다양성을 조명하고, 도덕 교육의 방향을 이성과 정서의 균형,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로 이끌고자 합니다. 하이트의 이론은 오늘날 복잡하고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도덕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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